나의 결과는?
신발끈이 갑자기 반란을 일으켜서
바닥에 보이지 않는 바나나 껍질이 깔려 있어서
네 그림자가 발목을 잡아서
지나가던 고양이가 다리를 치고 간 탓에
바람이 네 몸을 농락해서
네가 멋있게 걷는 척하다가 중심 잃어서
하필이면 돌맹이가 너만 노려서
바닥의 금이 네 발에 걸려들어서
앞만 보다가 하늘 구경하다가
핸드폰 보다가 현실과 충돌해서
지나가던 비둘기가 부리로 놀래켜서
발밑에서 갑자기 잡초가 튀어나와서
바닥에 있는 껌에 붙어서
운동화 밑창이 갑자기 분리돼서
지나가던 사람 신발에 네 발이 걸려서
지하철 환풍구 바람에 휘청여서
머리 속 상상의 적과 싸우다가
발목이 네 의지를 배신해서
눈길 주다가 마음까지 흔들려서
갑자기 지구가 기울어져서
바닥이 너를 싫어해서
구두 굽이 부러지는 타이밍에 딱 맞춰서
뒤에서 누가 “야!” 하고 불러서
지나가던 아이의 킥보드에 걸려서
도로에 튀어나온 맨홀 뚜껑 때문이라서
지나가던 강아지가 줄을 엉켜놔서
발끝에 걸린 상상 속 고블린 때문에
발이 자기 의지대로 점프하다가
네 신발이 갑자기 미끄럼틀로 변해서
바닥에 놓인 전단지 위에서 스텝 밟다가
땅이 순간적으로 움푹 들어가서
신발에 돌멩이가 끼어 있어서
갑자기 무릎이 장난쳐서
하필이면 새똥 밟고 미끄러져서
내 마음이 심쿵해서 발까지 풀려서
갑자기 네 이름 부른 환청 때문에
구름이 눈을 가려서
뒤에서 밀려온 바람에 휘청여서
고양이가 네 발밑에 숨바꼭질해서
무의식적으로 댄스 동작하다가
지나가던 사람이 던진 콜라캔에 걸려서
발밑에 놓인 장난감 자동차 때문에
땅속에서 두더지가 머리 내밀어서
네 그림자가 갑자기 방해꾼 돼서
지나가던 풍선이 얼굴 가려서
철봉하듯 공중 돌려다 실패해서
하필이면 신발이 물웅덩이에 빠져서
바닥에 떨어진 이어폰 줄에 걸려서
맨홀 뚜껑 위에서 미끄럼 타서
갑자기 발이 자빠링 하고 싶어져서
친구 생각하다가 정신 줄 놓아서
지나가던 스케이트보드랑 충돌해서
바람에 날린 신문지가 얼굴 덮어서
바닥에 널린 꽃잎 위에서 미끄러져서
도망가는 바퀴벌레 밟고 휘청해서
지나가던 사람의 가방에 쳐서
상상 속 드래곤 꼬리 밟아서
머릿속 BGM에 취해 걸음이 꼬여서
무릎이 갑자기 꺾여서
하필이면 눈 깜빡이는 순간 돌에 걸려서
바람결에 날린 휴지 밟아서
자갈밭 위에서 발목 삐끗해서
헛디딤으로 평행세계로 잠깐 가서
바닥에서 반짝이는 동전에 홀려서
지나가던 자전거 핸들에 치여서
잠깐 하품하다 균형 잃어서
입에 사탕 물고 걸음 헛디뎌서
가방 끈이 몸을 감아 넘어져서
하필이면 전봇대에 시선 빼앗겨서
귀에 꽂은 이어폰 줄이 턱에 걸려서
갑자기 비눗방울에 미끄러져서
땅에 숨어 있던 장난꾸러기 요정 때문에
지나가던 친구랑 부딪혀서
잠깐 몽유병처럼 걷다가
신발이 네 발을 배신하고 탈출해서
지나가던 우산에 턱 걸려서
눈앞에 날아든 벌레 피하다가
바닥의 타일이 살짝 들떠 있어서
네 양말이 미끄럼틀처럼 변해서
길가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위에 발 올려서
누군가 장난으로 밀어서
신발 속 모래알이 발을 괴롭혀서
반대편에서 달려온 공에 맞아서
바닥에 뿌려진 음료수 때문에
지나가던 행인의 셀카봉에 걸려서
앞에서 갑자기 브레이크 건 사람 때문에
머리 속에서 “넘어져!”라는 명령이 떠올라서
지나가던 비눗방울쇼에 말려서
갑자기 다리에 쥐 나서
지구가 너한테만 미끄럼 모드로 바뀌어서
네 발이 바닥 대신 공중 선택해서
하필이면 슬리퍼가 날아가서
길바닥 금 긋기하다가 미끄러져서
지나가던 사람 발 밟고 놀라서
순간적으로 만화 주인공처럼 과장돼서
발끝이 작은 돌에 집착해서
바닥이 갑자기 흔들려서
하늘 보다가 가로등에 걸려서
스스로 넘어져야 재밌겠다 싶어서
네가 길의 주인공이니까, 넘어짐까지 이벤트라서
